옷을 잘 벗겨야
쫀득한 곶감이 되는 땡감이란 이 놈
밀감, 바나나 같이 물 건너온 것들이랑은
근본이 다르지
신혼 첫날밤 처녀 다루듯
슬몃 감족두리를 풀어 내리고
윗도리를 한 풀 살짝 벗겨낸 뒤
왼손으로 어루어 돌리되
바른손 감자 칼로 얄찍이 밀어야
미끈한 속살을 내 보인다네
능욕 당한 여인처럼
오돌돌 떨고 있는 전라의 곶감들은
잽싸게 두 낱씩 실로 묶어
연을 맺어놓는 게 중요해
생사가 제 맘대로 안 되는 걸 알면
다루기가 훨씬 쉽지
이 놈들 다 끌어내어
곶감막으로 데려가면 일 끝난 거지
이쯤 되면 발가벗겨진 땡감 이 놈들
수치심을 못 이겨선
월겅덜겅 곶감막에 목을 매달고 만다네
그럼 일 끝난 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