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골

바닷가에 핀 참꽃

방장산두류산 2019. 10. 4. 18:20

콰이강의 다리 건너
바닷바람 세찬 양지에
무덤들만 오롯오롯 앉았다

저를 믿고 사는 사람들
굶기지 않으려 바다는
제 앉았던 자리
먹거리 남겨둔 채 썰물 지는데

젊은 날 먼 바다까지 나가
무덤을 만든 사람 원망스러워
노파는 붉어진 눈을 자꾸 문댄다

소금기가 묻어
희붉어진 무덤가 참꽃
자식 몰래 꺾어
허리춤에 차는 노파
오늘은 기어이 집까지 모시려나 보다

'詩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에 누우나 산에 누우나  (0) 2019.10.04
아버지의 향기  (0) 2019.10.04
이름을 화장(火葬)하고 싶다  (0) 2019.10.04
곶감 깎는 법  (0) 2019.10.04
겨울 초상집  (0) 2019.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