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골

겨울 초상집

방장산두류산 2019. 10. 4. 18:07

오후나절을 차로 꼬박 달려


겨울 초상집에 닿았다


한겨울에 마당에서 손을 맞으니


가는 이나 보내는 이나


상가를 찾은 이나 못 찾은 이나 다 박복하다




추위에 상주들 곡소리도 얼어붙고


조문객들 입술도 꽉꽉 닫혔다




집 앞 개울마저 초저녁에 염을 해


줄줄줄 통곡도 없이


달빛 찬 얼음관을 짜놓았다


고방 문틈 새로 바람만


어우이 위이 곡을 한다




맞바람 맞으며 돌아오는 길


바람이 귀 울음소리를 내며


쉴 새 없이 내 몸을 뚫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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