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나절을 차로 꼬박 달려
겨울 초상집에 닿았다
한겨울에 마당에서 손을 맞으니
가는 이나 보내는 이나
상가를 찾은 이나 못 찾은 이나 다 박복하다
추위에 상주들 곡소리도 얼어붙고
조문객들 입술도 꽉꽉 닫혔다
집 앞 개울마저 초저녁에 염을 해
줄줄줄 통곡도 없이
달빛 찬 얼음관을 짜놓았다
고방 문틈 새로 바람만
어우이 위이 곡을 한다
맞바람 맞으며 돌아오는 길
바람이 귀 울음소리를 내며
쉴 새 없이 내 몸을 뚫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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