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집이 속옷 갈아입는 날
새 벽지 바르고 새 장판 깔려고
물건을 집밖에 내놓았더니
“이 탁자 가져가도 됩니까?”
“저 책장 가져가라고 내놓은 건가요?”
묻는 사람들이 많아서
아빠는
‘잠시 집을 꾸미기 위해 내놓은 짐입니다
다니시는데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큰 글씨로 써 붙였다
나도 집밖으로 나온 난초와
싹을 틔운 양파를 위하여
‘식물 여러분 불편하게 해드려서 미안해요
곧 예쁘게 꾸민 집안으로 모실 게요‘
아빠 모래 작은 글씨로 써 붙였다
식물들만 읽을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