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골

커가는 돌

방장산두류산 2019. 10. 4. 18:39

돌 하나를 키우고 있다

아무도 모르게 내 마음 마당에

몸도 모르는 돌 하나 키우고 있다

마음 깊숙한 구렁에

스스로 빠져들지 않기 위하여

커 가는 구렁 틀어막아줄

빛나는 차돌 하나 기르고 있다

가끔 칠흑같이 어두워지는

내 마음 헛디딤질 하지 않도록

구렁에 박혀 빛날 차돌멩이 하나

애지중지 키우고 있다

허름해지는 마음의 구멍 벌 듯

돌멩이가 돌덩이 되고 바위될 날 기다리며

빈 집처럼 텅빈 마음이

내 몸도 모르게 키우는 돌 하나

이제 제법 살이 올라

이 밤 그 돌 위에 쓸쓸히 낙엽 한 장 쉬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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