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골

방에 누우나 산에 누우나

방장산두류산 2019. 10. 4. 18:24

비 갠 아침
혼자 뒷산 허리 긴 의자에 누워
먼 하늘을 바라보는데 아득히 들려오는
오늘 아침 어머니 전화 목소리

- 방에 누우나 산에 누우나 같은데,
뭐하러 그리 오래 살끼고?

- 생과 사가 한 가지에서 나왔는데,
산에 누우나 산 밖에 누우나.

경을 치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늦은 밤 고향집에 간다

팔순 어머니 곁에 누워서 어머니의
방 같은 산
산 같은 방에서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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