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손이 바쁜 구시월 가실
애기 손바닥만한 고마정 누른 들판
산 그림자 덮인 위에 열구름 엎어져
마음마저 음산한 위로 메뚜기 난다
이 저물 녘 누른 들에 서면
그리움에 애끓는 고마정 들판
칸 지워진 두 마지기 반 내 땅에도
정겨운 메뚜기들 불쑥 불쑥 튀어 오른다
발에 밟힌 논 지렁이처럼 꿈틀대는
기억의 긴 흙무덤 논두렁길 따라
옛 사람 옛 허수아비도 돌아 올려나
황혼녘 지평선에 핏발 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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