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골

가죽나무

방장산두류산 2019. 10. 4. 11:14

지난 겨울 눈 내리던 날

하얀 꽃상여가 이 둑길을 지나갔다

그리운 사람 산모롱이 돌아간 뒤

꼬불꼬불 기다리는 마음도 지쳐

맥풀려 누운 오뉴월 둑길

단풍 드는 늦가을도 아닌데

저승 가는 둑길 가 가죽나무들

오늘도 붉으랑 노르랑 눈시울 적시며

꽃 치장한 채 섰다가

해질 녘 논물로 몸 씻고

산문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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