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내 동시

소나무 무덤

방장산두류산 2019. 10. 8. 08:33

마을 뒷산 공동묘지를

수백 년 동안 지켜주고 섰던

큰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걸려 베어지던 날

비에 젖은 산이 슬픔에 또 젖고

산비둘기만 우우 욱 욱 울어댔다

 

비 그친 뒤

진달래가 무덤 가까이 다가와

붉은 꽃을 피워 올렸다

 

오랫동안 묘지를 지켜줘서 고맙다고

마을 사람들도 녹색 천막으로

소나무의 무덤을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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