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내 동시

김장김치

방장산두류산 2019. 10. 8. 08:33

마을사람들이 모여 김장김치를 담근다

속이 희고 노른 배추 속에

고춧가루 소금 마늘 생강을 넣어 붉게 만든

사랑의 피를 넣어주면

축 널어진 배추 잎이 바삭바삭 살아난다

콩닥콩닥 심장이 뛰어

마을에 오래 살아온 바람처럼

소녀가장 자영이네집

혼자 사는 송씨 할아버지 댁을 찾아간다

겉잎을 벗기면 또 속잎이 나오고

푸른 잎을 벗기면 노른 잎이 감싸고 있는

배추처럼

집이 집을 감싸고 있는 마을에

오래 전 이 마을에 살았던 바람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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