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시골 하늘 솟던 연기들 승천해
오뉴월 장대비나 정이월 눈으로 내려서는
흘러 흘러 이 도시 저 더러운 하천 속에
숨죽여 사는 까닭으로 하여
이 밤도 암내나는 도랑창에 몸 씻는
이웃사촌 같은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 도시 어둔 마음 속에 뜬 달아
사람도 새도 아직 깨어나지 않는
이른 새벽녘까지 남아서 우는 달아
물 틈새로 새나오던 물수리 울음이랑
옛 강돌들 수런수런 풀어낼 사투리는
어느 엉망진창 속에 잠들고
색 바랜 지구본 하나 시궁 속에 박혀있나
찌그러진 지구본 짓밟고 선
신월천 알토박이 쇠파리 발 밑
수심에 잠긴 아! 삼천리 금수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