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골

겨울 통도사

방장산두류산 2019. 10. 4. 11:38

양산 영축산 솔바람이

겨울 통도사로 들면

범종과 당목 사이

고요와 새 소리 섞여 헛바람 인다

절은 온갖 고목들 불러들여

뭇바람 가두고

길 잃은 바람의 영혼을 천도하기 위해

마침내 운판이 운다



통도사 운판이 울면

절 안 새들 나무들도 운다

지나는 구름도 운다

괜스레 따라 울던 내가

고개 돌려 뒤를 밝힐 때마다

자장 율사의 설법처럼 거침없던 낙엽들

젖은 내 눈 피하느라

멈칫 멈칫 걸음 엉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