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골
이 늦은 가을에
방장산두류산
2019. 10. 4. 11:32
몸 밖, 마음 밖이 벼랑인
이 늦은 가을에 나는 느낀다
후두루루룩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이
이파리가 아니라 내 해거운 몸뚱이란 걸.
가을을 밟으며 나는 안다
달려 온 시간에 떠밀리 듯
나뭇잎들 후두루루룩 땅에 엎드려
곡하는 소리가 사람 지는 소리란 걸.
무심한 바람소리에 귀가 열려
죽는 것보다 사는 게 더 무서워지는
이 계절에야 비로소 나는 안다
늦가을에 비로소 사람이 사람이 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