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골

박낚시

방장산두류산 2019. 10. 4. 11:17

 ―먼길 떠난 친구에게



난생 처음 발 내린 홍계 계곡에서

너랑 내가 메기낚시로

밤이슬을 맞았던 지난 여름이

이승에서 함께 한 너와 나의

마지막 계절이 될 줄 어찌 알았으랴

너는 벌써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는지

차마 먼저 간다는 말 끄집어내지 못해

밤새 이슬눈만 끔벅였었지



오늘 다시 이 계곡에 들어

밤새 너를 찾아 헤매다 보니

이슬에 옷도 우는 삼경 끝머리

밤이슬 내리는 계곡으로 이 몸 초대한

네 귀한 뜻도 그리움도

고기 비늘처럼 번뜩이는 물결 위에

팔 짧은 낚싯대를 드리운 채

망태가 흿노랗게 슬어놓은 별을 낚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