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골
낙동강 2
방장산두류산
2019. 10. 2. 21:24
언, 겨울, 낙동강 눈발 내린다 개발짝 새발짝 찍으며
할매 할배 무릎 위에, 애미 애비 휜 등골 위에, 고모 이모,
형님 아우 누이, 아재 아지매, 이웃사촌,
밭사돈 안사돈, 사돈에 팔촌 어깨동무 씨동무까지
자긋자긋 은근슬쩍 내려 밟아 살얼음판 밑 흐르는 물을
멈춰 세우려 한다 암눈 위에 숫눈, 놈눈 위에 연눈이
엎쳤다 뒤쳤다 한 많은 낙동강 한없이, 덧없이 내려 밟아
흐르는 시간 위에 집을 짓는다 흐르는 물이
집을 허무는 봄이면 물길 따라 세 든 가난한 낙동댁들
무너져 내린 하늘 썩지 않게 담궈 둔
하얀 살평상 위 간장사발 같은 얼음구멍 자리에다
알을 낳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