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골
남경에서 ― 중국 기행1
방장산두류산
2019. 10. 2. 20:42
강빛이 흙빛이다
저렇게 검은 강…
나는 자꾸 강을 검게 만든다
검은 소 한 마리가 물꼬리도 없는
작은 연못을 지나 검은 강가로 간다
소 고삐엔 목 마른 농부가 매달려 있다
검은 물이 강가의 흙과 플라타너스
그늘을 적시는 쪽으로 발을 들이며
농부는 서서히 물이 되어 가고 있다
내 안의 바람이 나를 덥게 만든다
내 몸이 달아 오르는 동안
농부의 몸이 식는 동안
검은 소는 제 비빌 언덕 한 켠을 뜯어 먹고 있다
그 너른 지평선을 되새김질 하며
내 돌아갈 길을 지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