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골

천마산 가는 길

방장산두류산 2019. 10. 2. 20:18

비가 내린다
많은 개구리섬들이 떠 내리는 강가의
산은 드높은 산을 꿈꾼다
비 맞는 나무들의 산 한가운데
셀 수 없이 많은 무덤들
이 영혼들의 마을에 내리는 비를 맞으며
캐비넷 하나가 산을 등지고 누웠다
개암나무 열매라도 넣어 두려는 걸까
이름 없는 무덤들의 주소라도
적어 놓으려는 것인가
검불에는 새들 보이지 않고
울음소리만 달려 있다
이따금 굴밤나무 열매가 캐비넷을
때리는 소리
퉁 퉁 퉁
죽은 산이 비통에 젖는다